자연주의적 태도
(도입 시작)
현상학적 관점에서 이해된 인간의 의식은 지향적 의식이며 여기에서는 지향적 대상 중 가장 큰 세계에 대해 다루어본다.
- 고대 그리스인들은 세계를 신화적 관점에서 이해했다. 카오스를 통해 코스모스로 넘어온 세계는 물리적 자연에 가깝다.
- 소크라테스는 본질에 관하여 최초로 질문하였고, 그 이후로 개별적 사물들을 가능케하는 토대나 조건에 관한 문제가 정립되기 시작했다. 이데아들의 이데아인 선의 이데아를 주창하는 형이상학자 플라톤의 관점에서 우주는, 자연적 질서이기 보다는 자연적 질서의 본질인 이데아와 이데아들의 가능근거인 선의 이데아로 되어 있다. 자연세계보다 근원적인 본질세계에 관심을 둔 이들은 인간에게도 인간의 본질이 내정되어 있다고 보았으며, 인간과 세계 사이의 관계는 변증법을 통해 인간이 본질세계로 나아가는 관계로 설정되었다.
- 새로운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으로 과학적 방식이 등장한다. 현상세계의 본질을 묻기보다 과학자들은 현상세계만 인정하며, 현상 세계 안에서 작동하는 법칙을 찾으려 한다. 그들에겐 법칙이 개별적 사물보다 우선한다.
이야기를 전개해나가기 위한 전제 : 앎은 지향적 관계를 통해 설명될 수밖에 없고, 외부에 있는 대상은 인간이 어떤 방식으로든지 이해한 것이다. 즉 지향적 대상으로서의 의미를 지니며, 그 의미가 구성된 것이다(not kantian).
(도입 끝)
(1) 후설에 의한 태도들의 분류
ㄱ. 자연적 태도 : 인간이 세계와 관계맺는 일차적인 태도. 존재에 대한 실재론적인 믿음을 전제로 하는 태도
- 자연주의적 태도 : 근대 이후 인간이 기계적 자연을 발견하고 난 이후 세계에 대한 의미구성. 세계를 자연으로 구성해내는 자연과학자들처럼, 자연주의적 태도를 취하면 이 세계는 기본적으로 자연으로 이해된다.
- 인격주의적 태도 : 정신과학자들은 세계를 환경으로 구성한다. 여기서 자연과학과 정신과학의 차이는 전자는 기본적 세계를 설명하려 하고, 후자는 기본적 세계를 이해하려 한다는 것이다. 인격주의적 태도를 취하면 세계는 기본적으로 환경으로 이해된다.
- 생활세계적 태도 : 세계는 생활세계로서 이해된다.
ㄴ. 현상학적 태도 : 자연적 태도와 같은 믿음에 대한 판단중지 이후, 환원의 궁극적 자리에 위치한 순수자아, 선험적 자아의 태도.
(2) 자연주의적 태도를 따르면 이 세계는 '자연'으로 이해된다. 물론 세계가 그 태도를 가진 인간에게 '자연'으로 드러난다는 것으로서, 다른 태도를 가지면 세계는 다르게 드러날 수 있다. 세계와 인간이 마주보고 있을 때, 선험적 자아는 인간의 극일 수 있고, 세계라 불리는 것은 가장 큰 대상일 수 있다. 여기서, 자연과학자는 기본적으로 세계를 이해할 때, 세계와 인간이 마주보는 구도 속에 성립하는 관계를 통해서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고, 대상세계를 그 자체로 객관적으로 연구하려 한다. 그들은 정확성의 이념을 따르며, 주관/객관의 이원론을 전제하고 있다.
(3) 그들에게 있어서 자연은 두 가지 층으로 분리되어 의미구성이 이루어진다. 첫번째 층은 물리적 자연이며 두번째 층은 심적 자연이다. 물리적 자연은 '물체 세계'이고 심적 자연은 인간 혹은 동물 같은 의식 현상을 지니고 있는 존재의 영역이다. 물리적 자연을 설명할 수 있는 보편적 성질은 물질적/연장성이다. 우리는 여기서 연장을 사물이 가진 기본적 조건이라 생각했던 데카르트를 떠올려볼 수 있다. 공간, 시간, 인과성을 그 조건으로 하는 물질성 즉 물리적 자연을 토대로 심적 자연은 자리잡는다고 설명하는 방식이 자연과학적이다.
(4) 시간과 공간이 물질을 가지고 있는 것들의 가장 기본적 형식이라 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시간과 공간을 누구나 동일하게 구성해낼 수 있는가?
ㄱ. 세계 공간의 구성
- 우리의 신체가 기본이 된다. 그리고 그것은 자발적 기능을 가진다. 아무것도 없는 감각에 의해 외부의 자극을 받아들이고 이를 인지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가 수행하는 지각에 의거하며, 이는 인간의 신체가 가진 자발적 기능이므로 후설은 신체적 조건을 능동적으로 본 것이다.
- 자발적 기능이 수행되는 여러 방식들을 후설은 '운동감각'이라 말하며, 내가 취하는 신체의 방향성과 이 사물이 드러나는 것은 "함께 있다". 지향성의 관점에서 보면 대상과 내가 지향적 관계 속에 더불어 있다. 결국, 나는 신체를 통해 활동하는 것임과 동시에 그렇게 활동하는 나를 확인한다. 사물을 지각함과 동시에 그 사물을 지각하는 신체를 지각한다.
- 이런 조건에 의해서 공간이 열리는데, 나의 신체가 머물고 있는 이곳을 <여기>라 한다. 내 신체를 기준으로 공간개념이 설정된 것이 <여기>이다. <여기>는 내용이 아니라 형식이다. <여기>를 기준으로 <거기>가 설정되며, 이것은 내 신체를 통한 방향설정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
- 이를 통해 객관적 공간이 구성되는데, 그러면 공간은 유아론적 영역이 아니다. 이 객관적 공간 개념에 근거해서 모든 사람 각자에게 타당한 공간개념이 가능하고, 이로 말미암아 위치체계가 성립한다.
ㄴ. 세계 시간의 구성
- 어떤 일을 설명하려면 시간을 설명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사태는 인간이 하는 일이고 물체는 그 사태 속에서 만나는 사물들이다. 이것들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가장 기본적이고 공통된 조건이 '시간'이라는 형식이다.
- 이 시간 형식에 근거해서 '객관적 시간'이 가능하다. 이는 공동주관적이라 '모든 각자에게' 그러하게 있는 시간을 뜻한다. 이 '객관적 시간'에 근거해서 '생활세계'라는 공동의 세계가 성립한다. 공유할 수 있는 시간 개념이 '생활세계'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가 이해하는 생활세계는 객관적 시간과 공간이라는 공유되는 의미틀 위에서 성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