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세계적 태도
(1) 태도변경의 가능성으로서의 선험적 자아는 그 자체로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세계에 대하여 여러 가지 태도를 취할 수 있고, 그런 태도들에 따라 세계는 다른 의미로 구성되며 또한 다르게 열린다.
(2) 생활세계적 태도의 특징
: 생활세계적 태도를 취하고 있는 동안에는 이 태도 자체를 대상화할 수 없다. 이 태도를 문제삼으려면 이 태도 밖으로 나와야 한다. 따라서 선험적 판단중지와 환원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생활세계적 태도는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가진다.
a. 생활세계는 기본적으로 감각, 지각과 같은 방식으로 우리에게 주어지며, 이 세계는 사람들마다 다르기에 주관적이고 상대적으로 주어진다.
b. 생활세계는 다양한 의미지층들을 가진다.
- 자연주의적 태도를 취하는 사람에게 드러나는 '순수자연'으로서의 생활세계
- 이론적/과학적 경험과는 다른, 자기가 의미구성하고 있는 토대 위에서의 경험(지각)의 장
- 의미구성들은 나의 경험의 장 속에서 차곡차곡 쌓인다. 의미구성물들의 침전의 결과물이 역사이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계이다.
- 이를 바탕으로 문화/환경 세계가 열린다. (인격주의적 태도) 이것은 객관적 세계이다.
- 생활세계는 모든 인간이 자기 삶을 열어낼 때 기초가 되는 보편적 영역이라는 의미를 통해 구성된다.
c. 개인에게 생활세계가 가진 의미
- 나에 대하여 존재 타당성을 지니는 것으로서, 나에게 이미 전제되어 있다(앞서 주어진 존재 곧 토대존재).
- 생활세계의 내용들은 정적인 것들이 아니고 변화 속에 있다. 곧 존재가 가진 타당성은 수정될 수 있다.
(3) 새로운 학문의 필요성
ㄱ. 근대 이후 과학은 세계의 이러한 본래적 의미를 망각했다. 후설은 유럽학문의 역사를 개괄하며 그것이 어떻게 생활세계의 의미를 망각해왔는지를 서술한다.
- 일차적인 학문적 태도는 실증과학의 태도이다. 그보다 근원적인 철학은 최소한 사실의 본질을 다루는 형상적 태도이고, 의미의 성립을 물어가면 그보다 근원적인 선험적 태도이다.
- 후설에 의하면 유럽학문은 고대 그리스로부터 등장했다. 소크라테스가 "그것은 무엇인가"를 묻고 이념에 주목하게 됨으로써, 우연적인 것으로서의 현상과 필연적인 것으로서의 본질이 구분되게 된다. 그리고 이 본질을 찾는 활동을 통해 철학은 형이상학으로서의 입지를 확보했다. 첫째로 플라톤의 이데아론은 본질에 관한 질문을 형이상학의 대상으로 설정함으로써 철학을 가능하게 한 선구자이다.
- 유럽학문이 그리스로부터 등장한 예의 둘째로 유클리드의 기하학을 사용한다. 기하학이라는 추상적 학문은 사실 이집트 나일강 범람에 의한 측량술 발전이라는 생활세계에서의 실용적 필요성에 근거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근거로부터 기하학은 경험-우연적인 것 가운데 변하지 않는 규칙성을 이념화한다는 데서 구별되어 등장하며, 플라톤의 예와 마찬가지로 이념에 관한 학문의 가능성을 열었다.
- 이념학문으로서의 철학의 이념은 근대 학문에 오면, 수학화와 보편적 합리적 과학 이념으로 변화하였다. 그리고 물리학적 객관주의자들은 추상된 세계를 본질이라고 생각하고, 이 추상이 성립할 수 있는 토대인 '생활세계'를 망각하였다.
- 그러나 후설이 보기에 이는 생활세계에 근거한 하나의 태도에 의해 만들어진 결과물에 지나지 않는다.
- 오늘날 수학 내지 과학이 밝혀낸 세계는 학문세계이다. 즉 자연과학적 실천, 자연주의적 태도에 의한 구성물이다. 그것은 우리가 사는 세계에 상징의 옷, 이념의 옷을 입힌 것이다. H2O의 이런저런 속성이 물의 본질이라 말할 때, H2O는 비직관적인 기초구성물임과 동시에, 특정 태도에 기초해서 만들어진 의미구성물이다. 반면 생활세계는 근원적 지각 세계를 기초로 한다(저 물이 나에게 농업용수이고 생명수이고 등등).
- 후설에 의하면 갈릴레이는 발견의 천재임과 동시에 은폐의 천재이다. 전자는 그가 물리학적 자연을 발견했기 때문에 그렇고, 후자는 그가 생활세계를 은폐하였기 때문에 그렇다.
- 후설에 의하면, 갈릴레이가 발견한 수학적 우주로서의 자연을 괄호치기 하더라도(= 학문세계를 판단중지 하더라도) 생활세계가 실재하고 있다는 사실은 남는다. 그리고 생활세계가 실재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판단중지하여도, 나에게 여전히 생활세계는 현상으로 주어진다. 이 현상세계에 대한 분석을 통해 선험적 자아로 나아갈 수 있다. 즉, 현상된 것에 주목하면 생활세계는 의미구성으로 드러난 것이고, 이 의미는 노에시스와 함께 있어야 함이 밝혀지게 되므로 선험적 자아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ㄴ. 후설은 세계의 선소여성을 설명할 수 있는 곧 생활세계를 그 자체로서 다룰 수 있는 가능성으로서 새로운 학문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생활세계를 드러내는 것이 후기 후설의 과제가 된다. 후설에 의한 새로운 학문은 생활세계를 그 자체로 다루며, 어떻게 선험적 관점에서 그 세계가 가능한가를 다룬다.
a. 이렇게 생활세계의 존재의미를 해명함으로써 선험현상학이 수립된다.
b. 이때 사용되는 방법은 형상적 환원이며 내용은 생활세계의 불변구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