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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모토 타카아키 _ 공동환상론

 

(아래는 오사와 마사치가 기획한 『내셔널리즘의 명저 50』을 참조한 요약본이다. 13년에 메모하였다.)

 

   유럽의 전형적인 시민국가에서 국가권력은 항상 인민의 인권과 시민권을 중시하는 세력과 명백하게 대항관계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ㅡ> 일본은 이와 같은 국권과 시민권 대항관계가 적용되지 않는다. 일본에서의 국가는 이른바 '민중의 한몸 환상 속에 내재'되어 있으므로, 폭력장치 제거만으로 국가가 사라지진 않는다.

 

   국가를 비판/해체하기 위해서는 장치를 제거하는 것만으로 부족하고, 사람들이 내재화하고 있는 한몸 환상을 비판해야 한다.

 

   미개시대의 인간에게 있어 자신들 공동체의 바깥 세계는 항상 미지의 공포와 두려움이 따라다니는 '다른 세계'로서 이해된다. 이 공포의 공동성이 최초의 공동환상(규제)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이 소박한 공동환상은 빙의, 동물사자(使者), 샤먼, 무녀라는 식으로 서서히 고도로 형태화한다. 이건 공동 이해관계를 자각하고 내면화하는 것이며, 개인환상이 공동환상과 동일해지는 정도를 높여가는 과정으로 그려진다.

 

   이 공동환상이 어떻게 '국가'라는 본질로 결정화되어 가는가?

 

   국가 성립의 가장 중요한 비밀은 배타적 원리를 가진 가족(쌍환상)이 어떠한 경위로 그 배타성을 버리고 보다 광범위한 결합의 원리를 찾게 되었는가에 있다.

 

   흩어져 있던 가족적인 공동체들이 결합하여 보다 커다란 공동체를 가능하게 했던 것은 엥겔스와 모건이 상정했던 것 같은 '원시집단혼'이 아닌, '모계제' 씨족 공동체였다.

 

   이 모계제 씨족 공동체 유대의 중심원리가 된 것이 '어머니-아들', '아버지'아들'도 아닌, '자매-형제'라는 독자적인 '쌍환상'의 연결이었다. 이때 자매가 종교권을, 형제가 정치권을 담당한다. 

 

   끝으로, 일본천황제의 기원. 보다 소박한 어로형 생활형태였던 선행공동체와 그 이후 일본에 들어와 이 공동체를 정복한 농경형 공동체가 정치적/종교적으로 '접속'했다는 문제가 있는데, 그 접속이 마치 예부터 단 하나의 정통국가가 존재한 것처럼 이뤄졌다. 옛 공동체에 대한 부담, 죄책감이 일본 종교제의에 나타나는 독자적인 규범성과 본보기를 만들어냈다.

 

   루소/헤겔에서 완성된 근대사회의 원리는 자본주의와 침략적 '국민국가'로 변질하여 19세기 후반부터 커다란 모순을 낳게 된다. 

 

   Marx는 여기서 '시민사회적인 자유'의 개념을 '이기적인 인간'의 자유라 비판하고, '유적 인간'이라는 개념을 대치시켰다. 맑스의 주장은, 인간 개인으로서의 '자유'와 사회적 존재 본질 사이의 모순을 극복하려는 시도로 나타난 헤겔 사상을 충분히 이해하고 난 후의 비판이라고 말할 수 없다. Marx주의는, 만인에게 '자유'를 보증하는 조건을 창출하기 위한 기본 플랜인 '자유경쟁'과 '사적소유'라는 생각을 부정한다. 근대국가가 대체로 '특권적 지배계급' 대 광범위한 '피압박민중'이라는 구도를 유지하고 있는 한, 이 국가원리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의 '국가'는 오히려 내부적인 계급지배구조 이상으로 대외적인 '이기적 공동체'의 성격을 강하게 갖게 되었다.

 

   우선 '개인'(개인환상)을 사회사상의 토대로 하는 관점은, 근대사회가 처음 만들어낸 '자아'나 '개인의식'을 역사적으로 투영한 것이라는 비판에 대해 현재는 아마도 부드럽게 반론할 수 없을 것이다. 헤겔이 루소를 '수정'한 것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 헤겔에 의하면, 개인의 '자유'에 대한 자각은 오히려 인간의 사회적인 관계 본질 속에서만 성숙해간다. 독립적인 '개인으로서의 개인'이라는 관념은 해결하지 않은 대립관계 속으로 사회와 개인을 던져버리는 것과 같은 성격을 갖는다.

 

   공동환상으로서의 '국가'라는 사고는, 잘 생각해보면 '근대국가'의 원리가 아니라 근대 이전의 교권적 권위를 한몸 환상의 근거로 하는 종교적/신권적 국가의 본질이다.

   

   나아가 질곡으로서의 공동환상을 해체했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본질적인 '개인'의 존립을 보증하는 새로운 사회원리를 추출해낼 수는 없다. 요컨대, 시민사회원리는 공동환상을 해체해서 자각적인 '시민국가'를 창설하는 원리였지만, 그것이 자본주의나 이기적 공동체인 '국민국가'로서 새로운 모순을 갖게 되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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